동화 응모 강세,
희망적 주제 살린 작품 풍부
글_ 장정희 심사위원장
이번 공모전의 최종심에 올라온 작품은 입선 2배수인 총 78편이었다. 여러 차례 중앙 일간지를 통해 소개된 때문인지 초등, 중·고등부, 일반부에 걸쳐 동시, 생활문, 시, 수필, 단편동화, 장편동화가 다양하게 응모되었다. 사물과 대상을 섬세하게 관찰하여 포착한 시, 어려움을 뚫고 희망을 찾아가는 진솔한 삶의 이야기, 독특한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펼쳐가는 한 편 한 편의 동화 세계. 특히 어린이 청소년을 위해 쓴 일반부의 동화 응모는 단연 강세를 보여 주었다.
초등부의 최우수작은 「꽃에서 거름으로」를 뽑았다. 대한민국을 꽃으로 비유한 간결한 시 작품으로, 단순하고 평범한 언어를 사용하여 대한민국의 역사를 담담하게 풀어낸 점이 놀라웠다. 우수작으로 「콩을 볶아보자」 는 콩콩 튀는 콩의 모양을 재미있게 잘 살려서 생동감 있게 표현했고, 「애벌레」는 꿈을 키워 나가는 모습을 애벌레의 변화와 성장에 견주어 본 것이 신선했다.
중·고등부에서는 주로 성장 과정의 이야기와 자신의 거울로 바라본 한국의 영웅 이야기가 우세를 보였다. 최우수작으로 뽑은 산문 「나를 키운 세 명의 영웅」 은 성장기의 한 청소년이 자신을 키워 준 영웅과 그 면모를 뒤돌아보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다. 우수작 시 「영웅의 삶」은 안중근 의사의 ‘공원 안 주인 없는 빈 무덤’을 바라보며 자신을 겸허하게 성찰하였고, 산문 「소년이 영웅에게」는 연평도의 아픔을 딛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가는 내용을 진솔한 목소리로 차분하게 서술하였다.
일반부에서는 크게 동화, 수필 분야로 심사 범위가 좁혀졌다. 만화 부분에서 응모작이 세 편 뿐이어서 아쉬웠다. 수필 분야에서 「나의 첫 직업은 철공소 기름장이」는 자신의 경험을 전개하여 중심 생각을 잘 드러내었다. 「안중근의 옥지기」는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임종을 맞이하는 안중근과 그 옥지기의 시선이 감동적으로 포착되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공모전에서 눈길을 끈 동화 부문이다. 모험심과 정의감, 탐구 정신을 길러 주는 동화가 많았다. 우수작 동화는 「요괴와 거래한 선비」, 「우리들의 붉은 사과」를 뽑았다. 요괴 캐릭터와 마법학교 등 상상력이 돋보였다. 최우수작 「마고성의 비밀」은 지하실에서 고고학자 아빠에 대한 기사를 발견한 주인공은 암호와 수수께끼를 풀어가며 마고의 나라로 들어가 실종된 아버지를 구출해 낸다. 이야기 전개가 속도감이 있으며 재미있게 읽혔다.
이 가운데 영예의 대상은 일반부 동화 「그곳에 내가 있었다」로 자연스럽게 결정되었다. 5백 매에 이르는 이 장편동화는 오늘을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투명하고 맛깔나는 문체로 밀도 있게 그려내어 작품 성취를 보여 주고 있다. 새어머니를 둔 어린이의 아픔, 성장 과정에서 겪는 남성, 여성의 차이와 이해, 장애아가 겪는 현실 문제, 학교 안팎의 집단 다돌림 현상인 왕따 문제 등, 무엇보다 오늘을 살아가는 성장 세대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보듬으며 밀고 나가는 작가의 태도가 미더웠다. 어린이 청소년의 입장에서 그들의 심리 묘사를 잘 묘사한 점에도 높은 점수가 주어졌다.
일일이 언급하지 못한 나머지 수상 작품에 대해서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번 공모전을 심사하면서 미래에 대한 무한한 꿈과 포부, 호연지기를 품게 해 줄 수 있는 작품을 많이 만나게 되어서 흐뭇했다.
어린이 청소년, 그들이 바로 영웅이다. 미래가 그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와 민족의 열쇠를 쥐고 있는 분들이니 귀하고 귀하다. 뿌듯한 마음으로 심사를 마칠 수 있어 기쁘다.
2018. 10.31.
월간 [소년 영웅] 창간 기념 작품 공모전 심사평 심사위원회
위원장 : 장정희(방정환연구소 소장, 한국아동문학학회 부회장)
위 원 : 신새별(한국동시문학회 및 한국어린이문화진흥회 이사)
위 원 : 민서영(신안초등학교 교사)